"전세 매물이 없다"…코로나19 불똥 튄 서울 전세시장 '불안'대출 규제·저금리·보유세 증가…집주인 전세 매물 월세·반전세 전환

2020-04-28 08:41:32 by 허태갑기자 기사 인쇄하기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3.23. 

 【서울=IBS중앙방송】허태갑기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지면서 중소형 전세 매물이 귀해졌어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대형 아파트 단지 앞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를 구해 달라는 고객 전화를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대표는 "중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전세 물건이 워낙 없어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전세시장이 다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하락세인 집값과 달리 전셋값은 상승세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지난 20일 기준)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은 0.02% 상승했다. 전주와 동일한 상승폭이다. 지역별로 강남구 0.08%, 서초·송파구 각각 0.01%, 강동구 0.06% 올랐다. 강북구(0.01%)와 마포구(0.04%), 성북구(0.04%) 등도 오름세다. 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상승해 4억6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전셋값은 평균 6억6797만원에 달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6㎡)는 지난해 4월 3억7000만원~4억9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하지만 이달에는 1억원 가량 상승한 5억~5억9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또 강동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전용면적 84.91㎡)는 지난달 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지난 1월 전세계약인 5억40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오른 것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전세매물 줄어들면서 한동안 전셋값 오름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는 세대들이 늘었다"며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어났지만, 반대로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집주인들이 증가하면서 전세 물건이 더욱 귀해졌다"고 전했다.

주택시장에서는 전세 수요보다 공급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지속적인 전셋값 상승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55.2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07.4로 100을 넘긴 이후 1년째 꾸준한 상승세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길 경우 전세 공급이 부족하고, 전세금 상승을 의미한다.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서울 전세시장의 불안한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임대주택시장은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와 달리 집주인은 월세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집값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급증한 데다, 전세를 재계약하려는 세입자들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매매 대기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이른바 '로또 청약'을 노리는 청약 대기자들 역시 전세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주택 대출금이나 늘어난 보유세를 충당하기 위해 집주인들은 월세 혹은 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전세금을 대폭 올리는 것도 전세시장의 불안 요소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보유세 인상과 대출 규제 등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전세 수요가 높은 만큼 전셋값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함 랩장은 "집주인 입장에서 금리가 낮다보니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물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저금리에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서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시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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