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구성 공전에 朴의장 또 고심…어떤 선택지 고를까 민주당 '싹쓸이' 용인시 추경 탄력에도 정치적 부담 커

2020-06-25 21:25:06 by 최익화기자 기사 인쇄하기


박병석 국회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예방을 받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 제공) 2020.06.25. 

【서울=IBS중앙방송】최익화기자 =  21대 국회 원(院)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대치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병석 국회의장의 결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6일을 원 구성의 시한으로 못박고 박 의장에게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해달라고 25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 바 있다. 이는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열린 본회의에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상정할 수 있게 박 의장이 용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후 박 의장은 지난 19일 원 구성을 마무리 하기 위해 예고했던 본회의를 연기하면서 여야에 협상의 시간을 줬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자 민주당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이날 박 의장을 두 차례 만나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장 전원을 선출할 것을 요청했다.

당초 민주당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국회 복귀를 계기로 원 구성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가 "우리는 상임위 배정을 잠정적으로 해서 (여당이) 배정표를 달라고 하는데 그럴 수는 없다"며 상임위 구성을 거부함에 따라 본회의 개의 강행 방침을 굳힌 것이다.

민주당은 늦어도 26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오는 7월3일에 6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주부터는 3차 추경 심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11대 7의 상임위원장 배분 입장을 일단 유지하고 있지만 통합당이 끝까지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18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표단·상임위 간사단 긴급 연석회의 뒤 브리핑에서 상임위원장 싹쓸이 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박 의장이 선택할 부분"이라면서도 "우리는 (상임위 배분) 11대 7 합의안을 존중하지만 방법이 없다면 민주당 몫으로라도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해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통합당은 민주당이 가져갔던 법사위원장을 다시 내놓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는 입장에서 전혀 변함이 없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박 의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여야가 더 진지하게 협의하고 노력해달라"는 박 의장의 당부에 "원활한 원 구성을 위해 의장님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법사위원장을 가져올 수 없다면 차라리 박 의장이 민주당에 18개 상임위원장 전부를 내주라는 벼랑 끝 전술인 셈이다. 통합당은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모양새를 통해 민주당을 ‘의회 독재’ 프레임에 가둔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본회의와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 여부에 대한 결단은 오롯이 박 의장의 몫으로 남게 됐다.

박 의장 측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며 여야 협상이 중요하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박 의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3차 추경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고 여야의 협상이 중요하다는 두 가지 원칙 외에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이날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추경의 긴급성과 여야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일단 박 의장은 이미 한 차례 본회의를 연기한 바 있는 만큼 26일 본회의는 예정대로 개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26일 오후 2시 본회의 개의를 알리며 회의 참석을 주문했다.

본회의가 열릴 경우 박 의장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상임위원장 선출 범위를 어디까지로 하느냐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한 상임위원 가운데 본회의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만일 원내대표가 첫 임시회부터 2일 이내에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의장이 직권으로 상임위원을 구성할 수 있다.

21대 국회의 첫 본회의는 지난 5일 열렸지만 통합당은 아직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박 의장 자의로 통합당 의원들을 강제로 상임위에 배정할 수 있다.

박 의장의 선택지로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26일 본회의에서 남은 12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는 것이다. 이 경우 통합당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의원들로 상임위원장을 모두 채우는 것인데 국회에 지상과제로 떨어진 3차 추경의 조속한 처리가 가능한 시나리오다. 여러 경우의 수 가운데 역설적으로 국회법을 가장 잘 준수하는 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야의 상임위원장 배분이 국회의 오랜 관행이었기 때문에 집권여당에 상임위원장을 몰아주는 것은 의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박 의장 입장에서 정치적 부담이 가장 큰 선택지다.

다음으로는 민주당 몫인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보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5개 상임위원장만 선출하는 안이다.

박 의장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나 국회법 해석상으로나 가장 부담이 적다. 하지만 3차 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내세운 청와대와 여당의 압박 사이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뺀 상임위원장 선출은 박 의장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당초 통합당 몫이었던 예결위원장만 민주당 의원으로 '원포인트' 선출을 하거나 민주당 몫 5개 상임위원장에 예결위원장까지 선출하는 '5+1' 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원포인트이든 5+1이든 예결위원장을 선출하더라도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와 여당이 원하는대로 3차 추경 심사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박 의장의 또다른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추경 등 예산안은 소관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쳐 예결위에 올라와야 종합심사가 이뤄지는데 18개 상임위 구성이 완료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예결위원장을 가져오더라도 상임위 차원의 심사가 불가능하다.

이 경우 국회의장이 각 상임위별 심사 기일을 정하고 그 기한을 넘기면 예결위에서 심사가 가능한데 이는 의장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회법 84조 6항을 보면 '의장은 예산안과 결산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할 때에는 심사기간을 정할 수 있으며 상임위원회가 이유 없이 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한 때에는 이를 바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일각에서는 천재지변이나 국가비상사태,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하는 경우에만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는 국회법 85조를 들어 법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을 하지만 박 의장 측은 상임위에서 본회의로 바로 가져오는게 아니라 예결위로 예산안을 가져올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같은 유권해석과는 무관하게 야당에서 국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고 상임위 구성 자체가 안된 상황에서 심사기일을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부분도 명확한 규정이 없어 박 의장으로서는 부담을 안을 소지가 있다.

이밖에 3차 추경과는 관련성이 거의 없지만 민주당 몫인 정보위원장을 국회 부의장 협의 없이 선출할 수 있는지도 박 의장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회법상 정보위원장은 '부의장 및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선임하거나 개선한다'고 돼 있다.

어디까지나 '협의' 조항이고 민주당 몫의 부의장은 선출돼 있기 때문에 박 의장이 결단만 내린다면 정보위원장도 선출 가능하지만 현재 통합당 몫의 국회부의장은 공석인 상황이어서 시비 여지가 있다.

press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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