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헛발질 이유 있었네…'헛다리 통계'가 한 몫?현실과 동떨어진 통계, 정확한 시장 분석 방해

2021-08-19 10:05:28 by 손재현기자 기사 인쇄하기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08.08.

【서울=IBS중앙방송】손재현기자 = 집값 관련 국가 공인 통계가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 사실로 드러났다. 정부는 체감과 동떨어진 한국부동산원의 수치를 근거로 들어 집값 폭등을 애써 부정하곤 했는데, 통계 표본을 늘리자 한 달 만에 가격이 급상승했다.

19일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은 11억930만원이었다. 이는 전월 9억2813만원보다 약 1억8000만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6억771만원에서 7억2126만원으로 1억원 넘게 뛰었다.

가격차가 이렇게 커진 이유는 7월 조사부터 확대된 표본 수를 적용해서다. 월간 조사의 아파트 표본 수는 기존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곳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조사 방식을 바꾸면서 민간 통계와도 수치가 비슷해 졌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값은 11억5751만원, 수도권은 7억2406만원이다.

국가 공인 통계가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했지만, 정부는 부동산원 통계를 기준으로 시장을 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해 6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값이 52% 올랐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부동산원의 통계를 근거로 변동률이 14.2% 수준이라고 반박했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과 정부 인사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KB국민은행 통계는 호가 중심이라 한국감정원(옛 부동산원) 통계와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KB국민은행에 문의하니 실거래가를 기본으로 통계가 작성되고 있다"며 "부동산 관련 공공기관들도 KB 부동산 시세를 활용 중"이라고 맞섰다.

결국 정부 내에서도 국가 공인 통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통계청은 지난해 말 부동산원에 표본 수 확대와 표본 재설계 등을 권고했고, 개선된 조사방식이 7월 첫 반영됐다.

이제라도 통계 오류를 바로잡은 것은 다행이지만, 업계에서는 4년 넘는 시간 동안 상황을 바로잡을 '골든타임'을 여러 번 놓친 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왜곡된 통계를 잣대로 삼아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안이하게 대처하는 사이 '영끌', '패닉바잉' 등 시장의 혼란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정부가 뒤늦게 5·6, 8·4, 2·4대책 등 공급대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4~5년이 더 필요하다. 임대차3법 등으로 전셋값이 폭등해 매매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지만, 양도세 강화에 매물은 잠기면서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집값 상승률은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내려놔야 현재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멈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와 같은 규제 중심의 정책으로는 대선 때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기존 주택이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단기급등도 못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ress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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