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진 "'펜트하우스', 맛있는 음식 먹은 느낌...도전 정신 더 생겼어요""육아 전담해준 남편 기태영 고마워"

2021-09-13 09:49:35 by 조이령기자 기사 인쇄하기



배우 유진. (사진=인컴퍼니 제공) 2021.09.10.

【서울=IBS중앙방송】조이령기자 =  "솔직히 도전하는 의미였어요. 걱정도 있었지만, 후회는 없어요. 오랜 공백을 깨고 선택한 작품이었는데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죠."

예측을 뒤엎는 전개로 화제를 몰고 온 '펜트하우스'가 시즌3까지 끝내며 긴 여정을 마쳤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오윤희' 역으로 극을 이끈 주역인 배우 유진은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힘들었지만, 후회 없이 열심히 했고 즐거웠다"며 "시즌제 드라마로 색다른 재미도 있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유진의 드라마 복귀는 2016년 종영한 '부탁해요, 엄마' 이후 5년 만이었다. 공백이 있었던 만큼 출연 제의에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고 망설임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자극적이고 강렬한, 이런 캐릭터를 해본 건 사실 처음이죠. 선과 악을 오가며 감정이 휘몰아쳤던 만큼 어려운 걸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는 캐릭터였죠. 큰 숙제를 마친 느낌이에요. 저희 드라마가 초반에 욕도 많이 먹었지만, 나중에는 오윤희를 응원해주신 분들도 있어서 힘내서 할 수 있었어요."

"변화무쌍 캐릭터에 늘 대본 보고 놀라…감정 최고치 찍은 후 희열"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과 집착으로 가득 찬 헤라팰리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10월 시즌1을 시작으로 지난 10일 종영한 시즌3까지 1년여간 시즌 드라마로 선보였다.

유진은 '오윤희' 역을 맡아 선과 악을 오가는 열연을 펼쳤다. 억척스럽게 살아오다가 딸 '배로나'(김현수)를 위해 청아예고에 입학한 '민설아'(조수민)를 죽이게 되고, 이후 상류층인 헤라팰리스에 입성해 수많은 사건사고를 겪게 된다. 고교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천서진'(김소연)과의 질긴 악연은 물론, 악행을 일삼는 '주단태'(엄기준)와 손을 잡기도 하고 또 맞서기도 한다.

유진은 "매번 확확 변했다. 대본을 보고 늘 제가 제일 먼저 놀랐다. 감정의 기폭이 굉장히 심했고, 변화무쌍한 행동과 캐릭터 변화에 적잖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며 "예측할 수 없는 대본을 받아보는 설렘이 있었고, 정말 시청자 입장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너무 어려웠어요. 오윤희 행동이 100% 이해 안 가는 부분도 많았죠. 대본을 많이 보면서 캐릭터를 고민했어요. 학창 시절 천서진과의 대립은 물론 오윤희가 살아온 삶을 많이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그녀의 삶을 만들어갔죠. 처음엔 힘들었지만, 나중엔 '오윤희화'돼서 '윤희라면 이럴 거야' 설득이 되더라고요. 공감대를 얻으려고 열심히 연기했죠."

두 딸을 가진 엄마인 만큼 모성애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이해하기 쉬웠던 건 엄마라는 것"이라며 "일그러지고 어그러진 모성애였지만 딸을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 하나로 저 자신을 설득했고, 딸 배로나를 통해 오윤희 캐릭터를 빌드업했다"고 밝혔다.

실제 어떤 엄마냐는 물음에는 "친구 같은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욱하는 엄마다. (첫째) 로희가 요즘 제가 화를 참고 있으면 동생에게 '로린아, 지금 엄마 터지기 직전이야'라고 말하더라. 그걸 보면서 자주 욱하는구나 반성하는 엄마"라고 웃었다.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신들이 많았지만, 후유증은 없었다고 했다. "촬영하는 동안 쉽진 않았지만 감정의 최고치를 찍고 나면 후련했던 게 컸다"며 "긴장도 됐지만 한편으로 기대도 됐다. 걱정했던 신이 끝났다는 것에 오히려 희열을 느끼고 속 시원했다. 나중에는 조금 즐겼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아쉬운 건 대본 양이 많았고 편집된 분량이 어마어마했다. 워낙 전개도 빠르고 출연자가 많아 설명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나중에 미방영 분이 올라오면 팬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설아' 죽인 범인 설정이 가장 충격…오윤희 트랜스젠더설, 재밌는 해프닝"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오윤희가 민설아를 죽인 설정이었다고 했다. "처음에 그 대본을 받았을 때 충격이 컸다. 저 스스로 설득되기가 힘들었다. 고민을 많이 했고 그 과정이 길었다"고 말했다. 시즌1에서 민설아가 살던 집을 사들인 후 팔려는 찰나, 재개발 소식을 듣고 환호하는 장면과 시즌2에서 주단태와 천서진의 약혼식에 헬리콥터를 타고 등장한 신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펜트하우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다양한 추리를 불러왔다. 그중 시즌1 당시 오윤희의 트랜스젠더설도 화제가 됐다. 극 중 DNA 검사에서 오윤희의 성염색체가 남성 염색체인 'XY'로 써진 소품 실수가 일어난 것. "트랜스젠더 해프닝은 너무 재미있었다. 1초도 안되는 시간에 지나갔는데 그걸 잡아낸 게 놀라웠다. 이후에 엄청난 얘기들이 나오더라"라고 웃었다.

오윤희는 시즌3에서 납치된 천서진의 딸 '하은별'(최예빈)을 구하려다가, 돌변한 천서진으로 인해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한다.

그는 "정말 치열하게 촬영했다. 차를 있는 힘을 다해 막아야 해서 기진맥진했고, 내용도 충격적이어서 여러 감정이 들었던 현장이었다"며 "예상했던 결말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일찍 죽었는데, 헛된 죽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죽은 후 시청자로서 그 뒤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회상으로 계속 출연하더라"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이어져 온 촬영에 육아는 남편인 배우 기태영의 몫이었다. "정말 고마웠고 미안할 때가 많았어요. 남편은 육아를 잘하는 사람인데, 그래서 오히려 힘든 걸 알아서 미안했죠. 적지않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드라마가 길어질 때마다 한숨을 쉬었던 생각이 나네요.(웃음) 덕분에 제가 집중할 수 있어서 고마웠어요. 다음엔 역할을 바꿔야죠."

같은 배우로서 늘 든든한 조언도 해줬다. "저 자신이 캐릭터 납득이 안 돼서 고민할 때나 잘하고 있는 건지 자신이 없을 때 응원해주고 조언해줬어요. 같은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힘이 많이 되죠. 10번 고민할 걸 8번으로 줄여줘요. 객관적으로 봐주는 능력이 있어서 믿을만한 조언자죠."

유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도전 정신이 더 생겼다고 했다. "'펜트하우스'는 연기에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처음 맛본, 맛있는 음식을 먹은 느낌이다. 또 먹고 싶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오윤희 캐릭터는 애증의 감정으로 남을 것 같아요. 파고들어야 했고 더 애착이 갈 수밖에 없죠. 이렇게 파격적이고 센 캐릭터를 처음 해서 다른 심심한 캐릭터가 재미없는 건 아닐까 걱정도 돼요. 하지만 도전정신이 더 생겼어요. 어떤 캐릭터도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도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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