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라를 무대에 올렸더니, 놀라운 반전 극단 그린피그 신작 '엑스트라 연대기' 4일 개막

2023-03-03 15:04:16 by 장진숙기자 기사 인쇄하기


연극 '엑스트라 연대기' 포스터. (사진=그린피그 제공) 2023.03.02

【서울=IBS중앙방송】장진숙기자 =극단 그린피그의 신작 '엑스트라 연대기'가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시대의 엑스트라들이 무대 위에 오른다. 한국 근현대사의 여러 지점을 다룬 이 작품은 하나의 주인공이나 서사가 아닌 점거 공간을 둘러싼 무명의 인물들의 짧은 장면으로 이뤄진다.

1930년 일제강점기에 나무 전주 꼭대기를 점거한 독립군의 외침을 시작으로 탄약고를 점거한 병장, 화장실을 점거한 어용노조원, 고해실을 점거한 가톨릭 신자, 옥탑방에 틀어박힌 대학생, 공장 지붕에 모인 노동자 등 100여년의 시간과 400㎞의 공간적 배경 속에 반복되는 점거 투쟁을 다룬다.

전성현 작가가 집필했다. 새로운 극작의 개념을 탐구하는 그는 특정 인물의 이야기가 아닌 일련의 사건을 나열해 동시대적 사유를 이끌어낸다. 인물이 아닌 시공간이 등·퇴장하고, 한 배우가 다역을 연기하며 정체성을 축적한다.

윤한솔 연출은 "이 작품은 연극 장르의 형식에 대한 도전"이라며 "엑스트라를 무대에 올렸더니 주인공처럼 보인다는 아이러니가 있었다. 이들이 엑스트라로 온전히 남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희곡이 탐구하는 메시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2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에 선정된 작품이다. 그린피그는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 '노동풍경1:실업', '철수연대기' 등을 통해 노동, 환경 등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여왔다.

press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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