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향정신성 의약성분 포함된 '살 빼는 약' 불법 조제·판매 약사 구속

2018-04-17 10:17:56 by 윤한석기자 기사 인쇄하기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부산=IBS중앙방송】윤한석기자 = 허위 처방전을 발급받아 향정신성 의약성분이 포함된 속칭 '살빼는 약'을 불법 조제해 전국에 판매한 약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허위 처방전 발급에는 의사 2명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약사 A(50)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B(53)씨 등 의사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6월 27일부터 올 1월 9일까지 광주광역시 등에서 약국 2곳을 운영하면서 의사가 직접 진료하지 않은 330명의 명의로 허위 처방전을 발급받아 향정신성 의약품(암페몬 등 23품목)이 포함된 비만치료약을 750회 가량 불법 조제한 이후 택배를 이용해 배송하는 수법으로 48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과거 광주시의 한 비만클리닉 병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약사로, 당시 알았던 환자들을 통해 향정신성 의약성분이 포함된  살빼는 약과 불면증 치료약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소문을 퍼트려 환자들을 모았다.

A씨는 전화나 SNS 등으로 약을 주문받으면 처방전에 포함될 약품 내용을 미리 작성해 B씨 등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송하고, B씨 등은 허위 처방전을 팩스로 A씨에게 전송했다. A씨는 이를 토대로 향정신성 의약 성분의 약제를 조제한 이후 1인당 10만~25만원(배송비 포함)을 받고 약품을 배송하면서 폭리를 챙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살 빼는 약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 주문자의 요구대로 향정신성 의약성분의 양을 늘려주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의사의 처방전도 없이 임의로 식욕억제제를 조제해 판매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향정신성 의약품의 수량을 은폐할 목적으로 마약류 관리대장을 보관하지 않은 것은 물론, 누락된 향정신성 의약품 수량을 맞추기 위해 가족이나 지인 등의 명의로 약을 조제한 것처럼 장부를 엉터리로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에서 병·의원을 운영하는 의사인 B씨 등 2명은 환자를 진료하지 않은 채 허위 처방전 750건을 발급해 A씨에게 전달하고, 1건당 5000~2만원씩 총 58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식욕억제제의 경우 복약지침상 다른 식욕억제제와 병용 처방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B씨 등은 향정신성 의약성분인 디아제팜, 팬터민 염산염, 디에틸프로피온, 펜디메트라진타르타르산염 등을 병용 처방하며 지침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1회 처방 시 4주 이내, 최대 84정까지 처방할 수 있는 지침을 무시하고 14주 동안 최대 388정까지(지침의 4.3배 초과) 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부산에 거주하는 C(69)씨는 2개월 분을 처방 받은 이후 1일 3회 복용해야 할 약을 1일 9회씩 20일 동안 복용해 환각, 구토, 설사 등 부작용으로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B씨 등 2명이 허위로 발행한 처방전을 이용해 전자 진료기록부를 조작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약제비·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해 5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비만클리닉 병·의원에서 치료목적이 아닌 단순 비만 등의 목적으로 처방하는 향정신성 의약품의 경우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를 청구할 수 없는 비급여 항목에 해당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 등 감독기관에서 처방 및 조제 내역을 관리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실제 이 사건 수사 중 A씨가 관리하던 향정신성 의약품 25종 3200여 정의 사용처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비급여 항목으로 처방된 향정신성 의약품도 감독기관에 보고할 의무를 규정하는 등 통제(심사)가 필요하다"며 "더불어 약국 개설 및 폐업 신고시 향정신성 의약품 양수 현황을 검수하는 절차를 명문화해 향정신성 의약품 오남용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국 병의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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