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을 위한 수사구조개혁! 바로 알자.

2018-05-09 11:23:51 by 김영호 기사 인쇄하기


보령경찰서 수사지원팀 경위 김영호

현재의 검찰은 검사 고유의 권한인 기소권 외에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는 직접 수사권,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수사지휘권,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청구권, 수사종결권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사구조개혁!! 일각에서는 수사권을 독점하고자 하는 조직 간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검찰이 독점적으로 보유한 막강한 권한 중 경찰은 수사권을, 검찰은 기소권을 갖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분산하자는 것이 수사구조개혁의 핵심이다.

경찰은 무슨 이유로 수사구조개혁을 부르짖고, 검찰은 무슨 이유로 기를 쓰고 반대하는가?

올해 1월 언론에서는 ‘경찰의 수사가 잘못 돼 검찰이 직접 재수사하거나 경찰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여 유․무죄가 바로 잡힌 사례가 연간 6만 6천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는 기사내용에 덧붙여 경찰과 검찰의 ‘사건처리 결과 불일치’정도를 근거로 경찰수사가 인권 침해적이거나 오류가 많은 부실수사인 것처럼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검찰은 2011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내세워 각종 통계자료를 근거로 수사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반박하고 있지만 필자는 검찰 배포 통계자료가 정확한 사실에 기초한 올바른 통계해석인가에 대하여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검찰의 주장과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하여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첫째, 검찰은 형소법 개정으로 인한 수사권조정으로 경찰의 수사 자율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형소법 개정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법률을 개정해 수사현실을 법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개정이었을 뿐 이로 인한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한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둘째, 검찰은 형소법 개정 후 죄 없는 사람에 대한 경찰 인지수사가 많이 증가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2011년부터 5년간 전체 사건 평균 증가율이 1.5%이고 인지사건 평균 증가율이 1.7%임을 감안하면 전체 건수가 증감 추세에 따른 동반 증가•감소일 뿐이다. 또한 인지사건 수사의 63.4%는 국민의 요청(피해신고•진정 등)을 받아 시작한다. 경찰이 스스로 수사단서를 찾아 인지한 경우는 4%에 불과하다.

셋째, 검찰은 경찰의 잘못된 수사 의견을 수정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가 완벽한 경우에도 검찰은 얼마든지 경찰의 의견과 다른 처분을 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반드시 경찰의 수사가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이 ‘불기소’한 경우는 전체 송치인원 중 15.4%이나, 그 중 12.5%는 ‘기소유예’ 처분이 차지한다.

기소유예란 범죄사실은 인정되나 정상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는 검사의 독단적 처분이므로 사실상 경찰의 기소의견과 동일하여 의견 불일치라고 볼 수 없다. ‘공소권없음’ 또한 검찰 수사과정 중 형식적 사유(친고죄의 고소취소, 반의사불벌죄에서의 처벌불원의사, 동일인 또는 동일사건에 대한 사건 중복, 공소시효 완성)로 인한 처분이므로 이 또한 경찰수사에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경찰의 기소의견이 검찰에서 ‘혐의없음(1.66%)’, ‘죄안됨(0.03%)’, ‘각하(0.01%)’ 처분으로 변경된 것은 전체의 1.7%에 불과하고 반대로 경찰이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이 ‘기소’한 경우는 0.21%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사안을 두고도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고 아울러 당사자 합의, 진술번복 등 경찰수사 이 후 발생사정으로 결과가 달라진 경우도 있어 처분결과의 변경을 경찰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결론적으로 경찰이 송치한 전체 인원 중 기소유예, 공소권없음 처분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의견이 변경된 것은 1.91%에 불과하고 실제 경찰수사 과오가 직접 원인이 되어 의견이 변경된 경우는 더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같은 기간 검사가 기소한 사건의 1심 형사재판 무죄율 5.8% 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넷째, 검찰은 형소법 개정 이 후 3개월 이상 장기 경찰수사가 늘어, 국민 인권이 침해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찰은 신속수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시대 변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수사기간이 연장되는 경우 장기사건 담당 수사관이 그 사유를 반드시 주기적으로 직속 과장에서 보고하여 검토하게 하는 등 수사지연 예방을 위한 제도를 갖추고 있다.

오히려 고소•고발 사건은 접수한 날부터 2개월 이내에 완료하지 못할 경우 검사에게 지휘를 건의하여야 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경찰 수사가 더 지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검찰은 검찰 자체 수사기간이 늘어나는 원인을 경찰수사 오류 증가를 보완으로 검찰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수사 신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검찰 자체의 한계를 경찰에 전가하면서 중복수사 불편을 국민이 감수토록 하는 무책임한 주장이다. 한국비교형사법학회는 검찰의 이중조사로 국민이 입는 피해가는 연간 500억에서 1,500억원에 이를 것이라 추정했다.

이와 같이 검찰은 검찰 통계를, 철저히 검찰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마치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공표해 경찰의 수사자질을 운운하며 수사구조개혁이 시기상조임을 주장한다.

우리는 수사구조개혁의 개념과 필요성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경찰이 요구하는 수사구조개혁은 현재의 검찰처럼 막강한 수사권한을 가지고자 함이 아니다. 공권력은 오남용될 경우 국민에게 미치는 피해가 크기 때문에 검찰이 독점적으로 보유한 권한들을 분산시키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경찰은 수사권은 갖고 수사를 하고, 검찰은 기소권을 갖는 각자의 역할로써 궁긍적으로 국민에게 이익이 갈 수 있도록 권한을 나누자는 것이다.

70%에 육박하는 국민이 수사구조개혁을 원하고 있는 만큼 경찰과 검찰은 조직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개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고, 국민들은 개혁의 주체가 되어 수사구조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동참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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